[우한영 교수] 트랜지스터·에너지 저장소자… 전자기기 부품도 휘고 접힌다.

by 관리자 posted Sep 0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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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연한 전자제품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 휴대전화와 돌돌 말리는 롤러블 티비(TV) 같은 기기들이다. 많은 IT(정보기술) 회사들이 접고 말리는 다양한 전자제품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전자기기를 아예 종이처럼 마음대로 접을 수는 없을까. SF 영화에 나오는 장면을 현실에서 구현할 연구가 한창이다. 무엇보다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접혀도 부서지지 않고 전기가 잘 통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 분야도 전자기기의 핵심 소자나 기판을 연결하는 필름,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에너지 저장 소자 등 다양하다.

 

◇접히는 부분에 구멍 내 균열 막아

휴대전화나 TV, 웨어러블(착용형) 기기가 휘어지려면 그 안의 전극 같은 부품이 부서지지 않고 유연해야 한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조정호 교수와 고려대 우한영 교수 공동 연구진은 “플렉시블(flexible) 스마트 기기의 핵심 소자인 완전히 접을 수 있는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8일 발표했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를 이용해 전압·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일종의 스위치다. 전극⋅반도체⋅절연체 같은 전자 재료로 구성된 트랜지스터는 접거나 휘어지면 각 재료 사이에 틈이 벌어진다.

연구진은 먼저 유연하고 전기가 통하는 고분자 물질로 트랜지스터를 구성했다. 또 접착제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힘을 가해도 서로 다른 성분의 전자 재료 사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였다. 조정호 교수는 “접착제는 트랜지스터 제작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한 손상이나 화학적 손상도 방지한다”고 말했다.

접히는 부분에 구멍을 내 소재를 강화하는 역발상의 방법도 나왔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장재은 교수팀도 지난해 5월 휘거나 접히는 기기에 쓰일 수 있는 전극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2~3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의 아주 작은 구멍을 전극에 특정한 배열로 형성해 구멍 부분에서만 균열이 일정하게 발생하게끔 유도했다. 이 부분에만 힘을 집중시켜 균열이 퍼지는 것을 제어하는 새로운 구조다. 실험 결과 전극을 30만번 이상 굽혔다 펴도 전극 내 다른 부분에 균열이 가지 않음을 확인했다.

 

◇종이처럼 접는 디스플레이도 가능

유연한 회로 기판을 연결하는 소재도 중요하다. 디스플레이 같은 전자기기는 여러 회로기판을 층층이 겹쳐서 만든다. 포스텍(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 연구진은 유연한 전자 소자들을 연결하면서 변형이 가능한 필름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필름은 도전(導電) 필름이다. 전기가 통하는 금속 입자들이 들어 있다. 필름은 두께 방향으로는 전기가 흐르지만 수평 면 방향으로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 회로 사이에 이런 필름을 넣어 연결하는 것이다. 기존 필름과 달리 고무 성분으로 제작해 훨씬 더 유연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특히 섭씨 80도의 저온 열처리를 10분만 해도 전기적·물리적 연결이 가능했다. 기존에는 200도 이상 고온이 필요해 약한 소재는 변형이 불가피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종이처럼 접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디스플레이가 실현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한다. 정운룡 교수는 “이 필름을 이용하면 미래에 더 복잡한 구조의 소자들도 쉽게 연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접는 전자기기를 만들려면 기기를 작동하는 데 필수적인 에너지 저장 장치도 유연해야 한다. DGIST 신물질과학전공 이성원 교수팀은 “얇고 유연하면서도 안정성이 우수한 에너지 저장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진은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가진 그래핀과 금속산화물을 접합해 에너지 저장 소자인 수퍼 커패시터를 제작했다. 수퍼 커패시터는 총 두께가 30마이크로미터다. 수퍼 커패시터는 접어 사용하더라도 펼쳤을 때와 동일한 전기적 특성을 지녔다. 이는 웨어러블 제품의 에너지 소자로 피부에 부착되더라도 자유로운 움직임 속에서 특성의 변화 없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또한 1000번의 충전과 방전을 시행해도 거의 동일한 저장 용량을 유지했다. 이성원 교수는 “현재 다른 상용 배터리보다 다소 낮은 총 에너지 저장 용량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출처 : 한국경재(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1/08/26/BIEJLKIU4BCLZF2XFG7JSC3K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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