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렬 교수] 화학이 선물하는 생활의 꼼수…건강하고 안전하게

by 관리자 posted May 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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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다_『게으른 자를 위한 수상한 화학책』 이광렬 지음 | 블랙피쉬 | 284쪽
 

과학의 쓸모 알게 되며 게으름 부릴 시간을 확보
과학의 생활화로 합리적 사고방식이 일상이 되길

정자가 난자를 만나는 우리 생명의 첫 순간부터 우리는 산과 염기의 작용이라는 화학적인 현상을 겪게 된다. 우리 세포를 이루는 그 어떤 물질도 화합물이 아닌 것이 없으며 생명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작용도 화학반응에 기반한다. 우리의 생명 그 자체가 화학이므로 ‘케모포비아’가 판을 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무서운 화합물’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생명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 테니까 말이다. 

 

‘화합물’에 대한 광범위하고 지나친 공포는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하등의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돈을 좇는 기업들은 공포를 더욱 조장하여 ‘케모포비아’가 더 확산되게 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비타민이 천연이든 인공이든 같은 비타민일 뿐이나 ‘천연 원료’를 강조해 사람들의 주머니를 터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생활의 꿀팁’·‘천연’·‘건강의 비결’ 등과 같은 사람들을 혹하게 만드는 문구가 넘쳐난다. 그러나 이러한 선동 문구의 대부분이 근거 없는 ‘카더라’에 기반하고 있고 심지어 따라 하면 위험에 빠지게 되는 행위도 많다. 이런 문제들의 심각성을 깨닫고 일반 대중에게 보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학 창문’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네이버 프리미엄 파트너 채널 「모두를 위한 화학」을 개설하여 1만6천 명이 넘는 구독자와 화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양한 교육 수준, 성별, 연령대의 독자들이 직접 질문하는 생활 속 다양한 크고 작은 문제를 화학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신뢰를 쌓을 수 있었는데, 이 지속적인 소통과 신뢰가 바로 채널이 짧은 시간 내에 급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이제는 많은 구독자가 ‘우리의 삶 그 자체가 모두 화학적인 것이며 화학, 더 나아가 과학 지식이 많은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과학의 생활화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즉 비과학적인 ‘케모포비아’를 떨쳐내고 화학의 지식을 생활에 접목시키기 시작하였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절 아내와 집안 살림을 같이 하면서 많은 화학적 살림살이 꼼수를 개발하고 이를 네이버 채널에 공개했는데, 엄청난 독자 유입과 호응이 생겨났다. 네이버 채널의 「게으른 자를 위한 화학」 시리즈는 살림살이에 숨어 있는 다양한 화학 원리를 설명하고 살림살이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보다 보람찬 일에 쓰라고 역설한다. 특히 30~50대 여성들의 이 시리즈에 대한 관심도가 아주 높았으며 이들이 표하는 고마움의 정도가 내가 화학적 꼼수를 계속 개발하고 공유한 원동력이 됐다. 

또한 이들은 자녀 교육에도 아주 열성적이었는데 이들의 자녀 양육을 돕고자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글을 썼으며 이를 통해 이들의 삶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바라보면서 교육자로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네이버 구독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지식을 네이버 밖의 세상의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 것과 출판사의 출판 제의에 승낙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게으른 자를 위한 수상한 화학책』은 몇 가지 목적을 동시에 이루기 위하여 쓰인 책이다. 첫째, 살림살이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 사람들에게 게으름을 부릴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둘째, 일상에 화학적 사고를 끼워 넣는 것이 유용함을 보여 일반 대중이 과학의 쓸모를 알게 한다. 셋째, 미래 세대의 과학 교육이 각 가정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즉 부모의 과학적 생활 방식과 사고방식이 아이들에게 전달이 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과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한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네이버 채널을 운영하면서 체득한 ‘일상적인 대화법’을 책에 그대로 사용해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그리고 배울 것이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 부엌의 한편에, 화장실 안에, 아이의 책상 위 등 다양한 곳에서 이 책이 발견이 될 수 있고 책을 손에 쥔 누구든 새로운 ‘화학적 관점’이 생기고 그분들의 삶이 편리해지기를 기대하면서 책을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책이 이제 갓 발간됐음에도 대만의 대형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판권 계약 중이며 태국 등지에서도 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을 얼마나 바꾸어 놓을지 또한 어디까지 글로벌 진출을 할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


출처 : 교수신문(http://www.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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