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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적 패러독스의 익숙함

박종식 고려대학교 화학과 Post-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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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대한민국 교육에서 초, 중, 고등학교, 대학교의 시험 및 심지어 사회에 나아가기 위해 준비하는 고시 및 기타 자격증 준비까지 포함하여 많은 학생들이 시험에 대한 익숙함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어느 정도의 시험범위 안에서 주어진 문제에 대해 풀 수 있는 지식을 학습한 후, 문제를 풀고 이에 대한 최종적인 점수라는 결과물로 현 상태를 판단하는 것에 우리는 매우 익숙해져 있다. 여기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짚고 넘어가야할 두 가지의 포인트는 ‘어느 정도의 범위’ 라는 점과, ‘문제에 대한 해답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처음 연구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지도교수님이 연구하는 범위를 설정해주고 이에 관련되어 기초적인 접근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시기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처음부터 끝가지 본인이 능동적으로 연구의 모든 것을 설계해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오히려 제시한 질문에 관하여 정답이 없는 경우를 발견하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정답의 실마리가 되는 경우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연구를 수행함에 앞서서 긴 시간동안 우리들의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았던 익숙한 방식들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많아진다. 특히 연구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공부하면서 깨닫게 된다는 점에 역설이 있다. 어떠한 주제나 개념을 몰라서 이를 찾기 위해서 분주하게 공부하다 보면 해당하는 개념을 공부하면서 또 추가적으로 필요한 지식들이 생기고, 마치 가지치기 하듯이 공부를 할수록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아지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필자가 박사과정기간에 이러한 부분을 지도교수님께 호소하였을 때 지도교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박사 학위과정 동안에는 모르는 것을 학습해 가는 것이고, 박사학위는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구나 라고 할 때쯤 받는 것이다.” 이 말은 필자에게 꽤나 큰 충격을 주었는데, 이 문장 속에 앞서 말했던 연구의 두 가지 특징들이 모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다’ 라는 점을 통해 역설적이게도 구체적인 범위를 한정 지을 수 있으며, 이처럼 모르는 부분을 박사과정 동안 ‘학습해 나아가는 과정을 배워왔기’ 때문에 오히려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또 다른 역설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이중적 패러독스’라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우리들이 한 사람의 겸허한 연구자로 성장하는 과정은 바로 이 ‘이중적 패러독스’ 에 익숙해져 가는 과정이다.
 앞서 말한 ‘이중적 패러독스의 익숙함’은 연구를 초창기에 겪은 것이 아니라 필자가 한국연구재단의 박사후국내연수 사업을 수행하는 포닥(Post-doc.) 과정이 되어서야 비로소 피부에 와 닿았다. 해당하는 과제 덕분에 나에게 주어진 추가적인 기간 동안 연구에 집중한 결과 새로운 연구 분야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연구 커리어의 전반적인 방향성도 잡을 수 있었다. 비록 필자 또한 필자가 속해있는 영역 군에서 긴 시간을 할애하며 연구를 진행 했으나 여전히 모르는 것들이 많다. 훌륭한 연구결과들이 보고되었을 때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경외심과 동시에 아직도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이 많구나 라는 겸손함을 같이 배우게 된다. 모르는 것을 두려워 하지말자. 오히려 모른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이를 통해 학습하고 배울 지식과 태도는 여러분을 훨씬 더 한사람의 연구자로 성장시킬 수 있는 믿음의 재원이 될 것이다.


박종식 고려대학교 화학과 Post-doc.
고려대 화학과에서 무기화학을 전공하며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준안정적 성질을 지니는 다양한 물질 조성 기반의 나노입자를 통한 전기화학 촉매특성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교수신문(http://www.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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