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과 전기화학
인류의 역사는 인류가 어떤 에너지원을 사용했는가에 의해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인류가 언제부터 불을 사용했는지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매우 오래되었다는 것에는 누구든 동의할 것입니다. 불을 피우는 에너지로 나무를 사용했었죠. 그러다가 뉴커먼이 1700년대 초반에 실린더와 피스톤을 장착한 최초의 증기기관을 만들고, 이를 와트가 개선하여 효율적인 증기기관을 개발하면서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에 독일의 오토가 가솔린을 사용하는 4행정 엔진을 개발하고, 그 다음에 디젤이 디젤엔진을 개발하면서 석유의 시대가 도래 합니다. 석탄 및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은 오래 전에 유기물들이 지하 깊은 곳에서 화석화 되어 형성되었기 때문에 화석에너지라고도 합니다. 화석 에너지는 우리의 생활을 엄청나게 바꿔 놓았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엔진의 힘을 이용하여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동차를 이용하여 빠른 시간 안에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하죠.
그런데 화석에너지는 인류에게 편리함을 안겨준 대신 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라는 숙제를 안겨 줍니다. 화석에너지를 연소시킬 때 나오는 다양한 배출가스와 먼지가 대기를 오염시키고, 이에 따라 스모그 현상이 발생하여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게 됩니다. 여러 가지 해결방안을 찾고 있지만 우리가 화석에너지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 근본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게다가 화석에너지를 사용함으로 인해서 가장 많이 배출되는 가스인 이산화탄소는 성층권에 방출되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벨 연구소에서 레이저 관련 연구를 하여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고, 미국 에너지부의 장관을 역임한 스티브 추 박사는 “지구 온난화가 이산화탄소 및 다른 온실가스에 의한 것이다 아니다 논란이 있는데, 이것은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 아니다 논란이 있었던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합니다.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고 정확히 밝혀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흡연이 유해성을 의심했지만 명확한 상관관계가 파악되기 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구 온난화도 온실가스가 주범이라고 명확히 파악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에 너무 늦게 대응하면 우리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큰 재앙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대처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15년 12월에 각국의 정상들이 모여 파리기후협약을 맺습니다. 2000년대 말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높은 수준으로 제한하고, 되도록, 1.5도 높은 수준 이하로 되도록 노력하자는 목표로 전 세계 195개국이 참여하였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서 각국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37%를 줄여야 합니다. 이것은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비교하여 37% 줄이겠다는 것은 아니고, 2030년도에 우리나라가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산화탄소 양과 비교하여 37%를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말이 좀 복잡하기는 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을 많이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쓰고 있는 화석에너지는 주로 탄소와 수소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래서 탄화수소라고도 부릅니다. 이러한 화석에너지를 태우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그러니까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를 대체할 다른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지금으로서 가능성이 있는 두 가지 에너지원은 전기에너지와 수소에너지입니다. 전기에너지를 자동차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량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전지(배터리)가 필요합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많은 회사들이 전기자동차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가 엔진 자동차를 대체하게 되면 이산화탄소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수소에너지를 사용하는 연료전지 자동차입니다. 탄화수소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탄소를 없애면 수소만 남습니다. 수소는 가장 작은 분자이기도 하죠.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면 연소하면서 물만 배출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게 됩니다. 수소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연소시키는 것보다는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오래 전부터 연료전지 자동차를 연구하였고,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상용화되어 시판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가 활성화 되거나, 연료전지 자동차가 활성화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전지(배터리)와 연료전지 자동차의 핵심인 연료전지 모두 전기화학기기입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전화기, 예를 들면, 태양빛으로부터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염료감응 태양전지, 햇빛의 강도에 따라서 색이 변해 투과율을 조절하는 전기변색소자,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적용되어 순간적인 출력을 높여주는 슈퍼캐퍼시터, 금속을 교체하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금속공기전지 등이 미래 청정에너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대기오염 문제와 함께 지구 온난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전기화학입니다.
본 세미나에서는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에 있어 전기화학의 역할과 4차산업혁명과의 연계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창의적인 연구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