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 Chem in Media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저자가 말하다_『게으른 자를 위한 수상한 화학책』 이광렬 지음 | 블랙피쉬 | 284쪽
 

과학의 쓸모 알게 되며 게으름 부릴 시간을 확보
과학의 생활화로 합리적 사고방식이 일상이 되길

정자가 난자를 만나는 우리 생명의 첫 순간부터 우리는 산과 염기의 작용이라는 화학적인 현상을 겪게 된다. 우리 세포를 이루는 그 어떤 물질도 화합물이 아닌 것이 없으며 생명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작용도 화학반응에 기반한다. 우리의 생명 그 자체가 화학이므로 ‘케모포비아’가 판을 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무서운 화합물’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생명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 테니까 말이다. 

 

‘화합물’에 대한 광범위하고 지나친 공포는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하등의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돈을 좇는 기업들은 공포를 더욱 조장하여 ‘케모포비아’가 더 확산되게 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비타민이 천연이든 인공이든 같은 비타민일 뿐이나 ‘천연 원료’를 강조해 사람들의 주머니를 터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생활의 꿀팁’·‘천연’·‘건강의 비결’ 등과 같은 사람들을 혹하게 만드는 문구가 넘쳐난다. 그러나 이러한 선동 문구의 대부분이 근거 없는 ‘카더라’에 기반하고 있고 심지어 따라 하면 위험에 빠지게 되는 행위도 많다. 이런 문제들의 심각성을 깨닫고 일반 대중에게 보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학 창문’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네이버 프리미엄 파트너 채널 「모두를 위한 화학」을 개설하여 1만6천 명이 넘는 구독자와 화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양한 교육 수준, 성별, 연령대의 독자들이 직접 질문하는 생활 속 다양한 크고 작은 문제를 화학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신뢰를 쌓을 수 있었는데, 이 지속적인 소통과 신뢰가 바로 채널이 짧은 시간 내에 급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이제는 많은 구독자가 ‘우리의 삶 그 자체가 모두 화학적인 것이며 화학, 더 나아가 과학 지식이 많은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과학의 생활화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즉 비과학적인 ‘케모포비아’를 떨쳐내고 화학의 지식을 생활에 접목시키기 시작하였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절 아내와 집안 살림을 같이 하면서 많은 화학적 살림살이 꼼수를 개발하고 이를 네이버 채널에 공개했는데, 엄청난 독자 유입과 호응이 생겨났다. 네이버 채널의 「게으른 자를 위한 화학」 시리즈는 살림살이에 숨어 있는 다양한 화학 원리를 설명하고 살림살이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보다 보람찬 일에 쓰라고 역설한다. 특히 30~50대 여성들의 이 시리즈에 대한 관심도가 아주 높았으며 이들이 표하는 고마움의 정도가 내가 화학적 꼼수를 계속 개발하고 공유한 원동력이 됐다. 

또한 이들은 자녀 교육에도 아주 열성적이었는데 이들의 자녀 양육을 돕고자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글을 썼으며 이를 통해 이들의 삶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바라보면서 교육자로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네이버 구독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지식을 네이버 밖의 세상의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 것과 출판사의 출판 제의에 승낙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게으른 자를 위한 수상한 화학책』은 몇 가지 목적을 동시에 이루기 위하여 쓰인 책이다. 첫째, 살림살이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 사람들에게 게으름을 부릴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한다. 둘째, 일상에 화학적 사고를 끼워 넣는 것이 유용함을 보여 일반 대중이 과학의 쓸모를 알게 한다. 셋째, 미래 세대의 과학 교육이 각 가정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즉 부모의 과학적 생활 방식과 사고방식이 아이들에게 전달이 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과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한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네이버 채널을 운영하면서 체득한 ‘일상적인 대화법’을 책에 그대로 사용해 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그리고 배울 것이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 부엌의 한편에, 화장실 안에, 아이의 책상 위 등 다양한 곳에서 이 책이 발견이 될 수 있고 책을 손에 쥔 누구든 새로운 ‘화학적 관점’이 생기고 그분들의 삶이 편리해지기를 기대하면서 책을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책이 이제 갓 발간됐음에도 대만의 대형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판권 계약 중이며 태국 등지에서도 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을 얼마나 바꾸어 놓을지 또한 어디까지 글로벌 진출을 할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


출처 : 교수신문(http://www.kyosu.net)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박성남 교수, 최동훈 교수] 고려대, 맞춤형 유기 소재를 직접 설계하는 생성형 AI 모델, ’DeepMoleculeGen’ 개발 관리자 2024.09.06 71
102 [이광렬 교수] 고려대학교, 성균관대‧KIST공동팀과 효율과 안전성을 높인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촉매 소재 개발 관리자 2024.09.02 48
101 [이광렬 교수] 10초 만에 호텔 화장실 된다…‘게으른 청소왕’ 화학자 꿀팁 관리자 2024.09.02 59
100 [이광렬 교수] 대한민국은 의사·학원 공화국? 기초과학 없이 미래 없다 관리자 2024.06.19 628
99 [이광렬 교수] 기초과학 학술단체들, 18일 기초과학 교육 위기 주제 포럼 관리자 2024.06.13 605
98 [이광렬 교수] "욕실 물때·부엌 기름때 없애려면..." 화학과 교수의 초간단 청소법 관리자 2024.06.04 1296
» [이광렬 교수] 화학이 선물하는 생활의 꼼수…건강하고 안전하게 관리자 2024.05.31 592
96 [이광렬 교수] 게으른 자를 위한 수상한 화학책 관리자 2024.04.02 661
95 [윤효재 교수] 유기금속 분자사슬의 높은 지벡계수 메커니즘 규명 관리자 2024.03.11 620
94 [이광렬 교수] 탄소 배출 없는 그린 수소 생산, 차세대 신촉매 소재로 새로운 길 열다 관리자 2024.02.21 625
93 [조민행 교수] 세포 식료품 창고 '지질 방울' 물질대사 실시간 관측 성공 관리자 2024.01.29 721
92 [조민행 교수] 전압 따라 달라지는 물 분자, 펨토초 단위로 첫 포착 관리자 2023.12.28 693
91 [이광렬 교수] 한눈에 읽는 신간 관리자 2023.12.28 667
90 [이광렬 교수] 카오스재단, ‘2023 노벨상 해설 강연’ 개최 file 관리자 2023.11.27 695
89 [정광섭 교수] 반도체·금속 성질 모두 갖는 새 나노입자 개발 관리자 2023.11.01 754
88 [이광렬 교수] 고려대, 올해 기초연구사업 ‘최다 선정’ 관리자 2023.06.22 787
87 [이광렬, 최동훈 교수] 획기적으로 수명 개선한 고효율 고안정성 딥블루 코어쉘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소재 개발 관리자 2023.06.08 795
86 [이광렬 교수] 판형 입자 휘어지는 정도 조절하는 신개념 나노입자 합성방법론 개발 관리자 2023.01.31 767
85 [김준곤 교수] 점 돌연변이를 활용,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독성을 완화하는 데 성공 관리자 2022.05.16 854
84 [김종승 교수] 2021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연구자 선정 관리자 2022.01.14 94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6 Next
/ 6